뜻하지 않은 옥수수 선물로 계절의 맛을 느끼게 해준 우리 영업장 후문 옆에 옆에 있는
중국 교포 언니의 나눔에 대한 고마움이 물씬 풍겨 났다.
새벽 2시쯤 영업 하느라 피곤 했을 법도 한데,
퇴근하는 길에 검정 비닐 봉지에 가득 담아온 옥수수 8자루.
"웬? 옥수수?"
"많이 가져와서 나누어 먹을려구요."
그녀가 가져다 준 한 밤의 선물 생 옥수수가 다음날 우리집 간식으로 변신했다.
옥수수 알도 적당히 잘 여물었다.
너무 익으면 삶아 놓은 다음 낱알이 딱딱하고 뻣뻣 할 것이고,
너무 덜 익으면, 씹히는 맛이 덜하고, 물컹 거릴텐데,
쫀뜩쫀득하니, 씹히는 맛도 좋고, 알갱이 하나하나의 낱알이 적당히 먹기 좋았다.
물에 적당량의 소금과 단 맛을 약간 가미하여,
압력솥에 삶아 내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집 앞 도로변에서 옥수수 하나만을 삶아 내는 도로표 옥수수보다
간도 훨씬 잘 맞았고, 낱알이 가끔씩 터진 것이 있는 도로표보다
터진 알갱이도 하나 없이 잘 삶아졌다.
옥수수에서 떼어낸 수염은 씻어서 잘 말려 두었다가,
이뇨 작용에 좋다는 옥수수 수염차를 만들어야 겠다.
어머니는 여덟 남매를 키우시면서 여름철 간식 거리를 만들기 위해 텃 밭의
밭두렁에 옥수수를 많이도 심으셨었다.
옥수수가 적당히 익은 것을 어찌 아느냐고 일일이 만져보고 따야 하느냐고 하면,
옥수수 껍질 밖으로 삐주름이 나와 있는 옥수수 수염이 부드럽게 살짝 시든듯
할 때가 옥수수 열매가 적당히 먹기 좋게 여문 것이라면서,
아직 덜 여문 것이 다치지 않도록 뒤로 �혀서 따라고 하셨다.
벗긴 껍질은 소죽 끓이는데 넣어 주도록 하셨다.
어렸을 적이나 지금이나 옥수수 간식은 여름철에 아주 좋은 먹거리다.
더위에 지쳐 매일 먹는 밥도 먹기 싫은 날이 있지만,
옥수수를 한 솥 삶아 내어 소쿠리에 담아 내면,
반찬이 즐비한 밥 상의 밥보다도 더 맛있었던 삶은 옥수수가
지금도 그 때 그대로의 물과 소금과 단 맛 내는 신화당의 맛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참 신기하기도 하다.
어렸을 적에 먹던 그 맛 그대로를 지금도 즐길 수 있어 옥수수만은 예전 맛 그대로여서
변하지 않는 간식 거리로,
추억의 간식 거리면서, 요즘의 간식 거리로도 손색이 없다.
왜? 옥수수에 대한 맛은 그대로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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