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퇴출
사랑이라는 것이 꼭 달콤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오늘 사랑니 퇴출 시키는 침대에서 문득 떠 올랐다.
치아가 32개라서 자랑 스러웠던 적이 오래전에 있었다.
어느 스님의 사택에서 읽은 책에 치아가 많으면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왕은 치아가 34개 이상... 정말 일까?
그 후로 나는 거울을 보면서 내 치아는 몇 개인가?
손거울을 입 안에 넣고 세어 봤었다. ㅋ
아랫니 16개, 윗니 16개 32개의 치아가 있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그 때는 턱이 든든해서 좋았는데,
사랑니 날 적에 볼이 퉁퉁 부어 올라 몇 날을 그 아픔 때문에 고통 받았던 기억은 다 사그라 들어서
기억에도 없고, 충치 없음을 자랑으로 삼으려고 했는데, 치아가 몇 개인가 세느라고,
손거울을 입 안에 넣고, 큰 거울로 비추어 보다가 치아 여기 저기 시컴시컴한 것이 보여
기겁을하고, 칫과를 찾았더니, 치아가 약해서 여기 저기 벌레가 침식하고 있다던 칫과 의사 선생님.
치아가 튼튼하면 오복중의 하나를 건진 것이라고 하여, 그 하나라도 건져 볼려고,
열심히 닦고, 건사를 했는데도 어금니 저 속에 박혀 있던, 사랑니까지는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벌레에게 먹이 감으로 전락해 버린 사랑니 때문에, 찬 음식 먹을 적마다 고통이 따라서
칫과에 갔더니, 아래쪽 사랑니는 땜질 때문에 겨우 지탱이 되고 있고,
아래쪽 사랑니가 자꾸만 낮아 지니까 윗 쪽 사랑니가 아래로 주저 앉아 음식 저작시 어금니가 맞지 않아
딱딱한 음식물 씹을 적마다 엇 나가고 힘이 실리지 않아 음식물이 씹히지 않고,
찬음식 먹을적 마다, 시큰 거린다면서,
만고에 별무 소용 없는 사랑니 때문에 고통 받지 말고, 빼 버리자는 의사 선생님께 맡기고,
드디어 퇴출 시키게 되었다.
내 삶에 도움이 안되는 사랑니로 인해 맛있는 음식 먹을 적마다 고통을 받는 다는데, 당연히
퇴출 시켜야지. 사랑니 빼고 나면 턱이 푹 꺼져 볼에 주름이 늘어 나는 것 아닐까? 괜한 근심이 생겨 물어 보니 절대로 그러한 일은 안 생긴다고 의사가 힘주어 강조하였다.
사랑이라는 것이 달콤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아픔을 동반하는 가슴앓이 사랑의 아픔을 가져 오듯,
사랑니도 턱을 든든히 괴어 주는 받침대 역할로 건강을 과시해 주는 줄 알았더니,
마음 고생 시키는 퇴출되어 마땅한 골치 거리가 되어 버릴 줄이야.
오복중의 하나라도 건져야 하는데, 이제 이 사랑니 퇴출 시키고 나면, 나머지 치아로 복을 누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