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세상 후에 누가 나를 기억 할까?

오늘어제내일 2010. 2. 11. 00:22

한 가지 걱정을 오늘 줄일 수 있었다.

 

나는 늘 걱정 하나를 안고 있었다.

다름이 아니고, 내가 죽으면, 나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의 죽음을 알게 할까?

 

물론 핸드폰에 입력된 전화 번호로 살아 있는 누군가가 부고를 보내 줄 수도 있겠으나,

만약 내가 비밀 번호를 핸드폰에 걸어 놓으면, 나의 죽음을 내 지인들이 어떻게 알까?

 

또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가입된 카페는 영원히 탈퇴가 되지 않고 공중에 훨훨 떠 다니듯이

내 생전의 부유물들이 그렇게 인터넷이란는 세상에서 둥둥 떠 다닐 것을 생각하면서,

어느날 어떻게 이 모든 것들을 정리해 놓아야 할까?로 내 인생 마감의 날에 대한 걱정을 해 보곤 했는데,

 

오늘 그에 대한 답을 얻었다.

이제부터 나는 열심히 오프라인의 주소를 얻으러 다닐 것이다.

내가 아는 지인들의 집주소 또는 우편물이 닿을 만한 주소를 알아서,

작은 수첩에 일일이 적어 둬야 한다는 답을 얻었다.

 

주소를 얻으면, 나는 그들에게, 평소 알고 지냈던 그 사람과의 소중했던 일상의  사연들을 간직한 내용의

편지를 써서 예쁜 봉투 겉에 그의 주소를 적어 두고, 봉투 안에는 정성들여 적은 편지지를 넣어 둘 것이다.

그리고 커다란 겉 봉투 한 개를 더 만들어서, 거기에 차곡차곡 편지를 모아 둘 것이다.

 

커다란 봉투 겉에는 "내가 이 세상에서 육신을 거둔 다음에 이 봉투를 발견한 사람은 우체국에 가서 보내 주세요."라고 적고,

거기에는 우편으로 보낼 때 사용 할 수 있도록 우표 값도 함께 넣어 두리라.

오프라인 주소가 없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할까?

그들에게는 이메일을 적어 둘 것이다. 봉투 겉에....

누군가 나의 편지를 발견한 사람이 그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 줄 것을 부탁하고 ....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고, 막연히 내가 죽으면,

내가 이 세상에서 소유했던 모든 것들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 했는데,

죽음에 대한 준비 학교가 있음을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고 방송 내용에 등장하던 죽음을 앞둔 한 일본인 여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서, 봉투에 담아 두면서,

발신인 주소는 적지 않고 자기가 죽은 다음에 보내 달라고 적어 놓은 글을 보았는데, 아주 긍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발신인 주소를 적지 않은 것은 자기가 이 세상에 없으니 답을 받을 주소가 이 세상에는 없기 때문에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질적인 준비는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적당히 사용하고, 적당히 남겨 놓으면 후세 사람들이 알아서 정리를 하고, 챙길 것은 챙기고. 버릴 것은 버리고,

나눌것은 나눌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 정신 세계에 들어 있던, 이 세상에서의 사고를 또는 남기고 싶었던 그런 생각들을

일일이 적어서, 편지로 남겨 놓는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음을 오늘에야 알게 되어 숙제 하나 푼 듯하여 마음이

가벼워 졌다.

 

누군가가 죽고 이 세상에서 그의 흔적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

그 답을 얻은 오늘부터 차곡 차곡 한 가지씩 가슴에 세겨 볼 수 있게 되어 방송에 감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