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22:39
어느해나 마찬가지로 이즈음엔 산골짝에 있는 노래방이라도
아마... 손님이 가득가득 채워지는 싯점일 것이기에,
따로 피크 타임에 손님에 질려 버리는 주인의 해피한 모습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 같은 모습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리집에서 두번째로 큰 방이라서
- 크다고 표현해 보아야 중간에 건물 지탱하는 기둥이 버티고 있어서 좋지도 않지만- 그래도 의자에 십여명은 앉을 수 있으니,
나름대로 시간당 2만원의 룸비를 받는 방인데,
하필 그시간 동시에 떼거리로 몰려오는 손님들...
나름 선택하여, 그나마 연세가 좀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 뻘로 보이는 육십대 후반 2분과
아줌니 4분이 있는 분들을 받아 들였다.
선불로 2만냥 받고, 음료 값까지 깔끔하게 계산하고 들어 갔는데....
계속 밀려드는 손님들
"5분만 기다리세요.1번룸 나옵니다." 하면서 대기 시켜놓고,
끝나기가 무섭게 청소하려 들어가니,
"우리 연장 할건데 왜?" 하는 것이였다.
"안되는데요. 지금 손님이 대기하고 계시는데요."
"무슨 소리요? 우리 연장 할거라니까? 30분 연장해 주시오." 하면서
만원 지폐를 디밀기에, 연세도 있는 분들을 몰아 낼 수도 없어
하품을하고 있는데,
기다리던 손님들 "할 수 없지." 하면서 나가 버리고...
또 들어 오는 손님들도 다들 빈 방 없다는 말에 나가 버리고,
아까운 평소 고맙게 애용해 주시던 단골들 다 돌려 보내기를 대여섯팀...
-에고... 아까워!-
30분이 흐르고 있는데, 다행이 빈방이 2개... 1변룸에 섭스 10분을 넣어 줬다. - 경로 우대로 -
청소하려고 들어 가려니, 두둑하고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 나와서,
친절하게도 미리 만원권 지폐 집어주며 연장 30분이라 신다.
"중간에 들어간 음료 값 구천원도 있는데요."
"응? 그래? 그럼 만 구천원?"
얼른 계산 해 준다.
"매너 좋은 할아버지 같으니라구... 골라 받길 잘했지"....ㅎ
여자분이 나와서 음료를 신청하여 7개를 또 가져간다.
30분이 훌쩍 잘 지나간다. 또 섭스 십분을 가벼이 넣어주고...
여자 손님들이 먼저 나오기에
"중간에 들어간 음료값 칠 천원 있습니다."
"이집 형편없는 집이군. 손님에게 아주 싸가지 없이 불친절하고,
무슨 돈돈돈......이야?"
룸을 들여다 보면서....
"저기 저 음료 들어 간 것은 계산 안하셨잖아요."
친절하게 미소까지 곁들여서 공손하게 예의를 갖춰서 말을 했건만....
"뭐? 이런 집이 있어! 구청에 말해서 특별 관리 하도록 해야 겠구만..."
두 할아버지 이구동성으로 합창을 하면서,
이마가 훤하게 벗겨진 천주교 신자들만이 끼는 검지 손가락에
십팔케이로 된 묵주 반지도 끼신분이 룸에서 청소하여 쟁반에
캔 껍질 들고 나오는 아주머니한테서 캔을 낚아 채서 들고..
"영수증 써주시요."
"예, 여기 있습니다."
"이런 영수증 말고,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적어줘!"
"노래방, 음료 이렇게 적어 드립니다.
더이상 구체적으로는 못해 드립니다."
"여기에 맥주라고 적어."
"영수증이 필요하면 현금영수증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딴 것 필요 없어. 여기 영수증에 구체적으로 적어!"
그때 룸에서 계속 돈을 계산했던 할아버지 전화번호를 불러 준다.
그런데. 일반전화 번호만 물러 주니 계속 오류만 뜨고,
현금영수증 발급이 안되고하여...
"핸드폰 번호를 불러 주세요."했더니,
머뭇 거리다 불러주어 현금 영수증 오만육천원을 발급해 주었는데도,
계속하여 맥주를 넣은 영수증을 써달라고 카운터에
찰거머리 마냥 붙어서 떠나질 않는 할아버지들...
빈 캔을 들고,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서....
현금영수증을 들고 나갔던 할아버지 다시 들어 와서.....
슬쩍 대머리 묵주 반지낀 할아버지에게 한 수 또 거든다.
"내일 구청에 신고합시다."
하필 경찰서에 신고한다는 말은 하지 않고, 구청에 신고 하겠단다.
더이상의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면서,
번쩍 .... 아... 협박범들.... 어쩌지?... 잠시 스쳐가는 생각들...
그래 이러다가 몇 십만원씩 후려 가기도 한다고 했지?
얼른 오만 육천원을 챙겨서 돈 계산했던 할아버지 손에 들려줬다.
연신 굽신 거리고, 미안하다는 허망한 말 만을 되풀이 하면서,
두 할아버지들 눈 길로 기를 주고 받더니,
현금 챙긴 할아버지가 먼저 슬그머니, 문 밖으로 나가고,
카운터에 남아 있던, 묵주 반지끼고 대머리가 넓게 벗겨진 할아버지,
"다음에 와서 오늘 손해 본 것 갚아 주겠오." 하면서
슬금슬금 뒷 걸음으로 미소를 머금고 나갔다.
내가 더 큰 소리로 당당하게 맞서지 못 한 단 한가지 이유...
각 룸마다 캔째 들어간, 알콜이 있었기에,
만약에....신고라도 들어가면 어찌 처리 할 것인가?
빈 캔들은 또 어쩌고....
아유~ 정말 성질 나빠지는 이 영업장을 계속 지켜 내야 하는
신세 타령이 또 목을 메워와서,
할아버지들 나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훔쳐냈다.
내가 내 분을 삭이지 못해서......
"하느님...
내가 캔 취급하는 것이 하느님 보기에 그렇게 나쁘게 보이십니까?
하느님도 포도주 미사 때 마다 받아 마시잖아요?"
미친 개한테 오만 육천 원 적선한 날.
2007.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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