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이~~익,
삐~~이~~익.....찍찍...삑삑삑~~~~
무슨 소리냐 하면요.
4월의 어느 새벽 퇴근 무렵이었습니다.
자동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어디서인가
애절하게 울어 대던 소리가 있었으니.....
귀를 쫑긋 세우고,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무슨 소리인가?
사방을 둘러 봐도 어둑신한 주차장에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계속 울어대는 소리 있었으나.......
어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에,
신경 끊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차를 도로로 내다 놓고,
주차장에 시건 장치(아무나 주차를 하기 때문에 철재로 세워 놓은 장치)를
세우기 위해 들어 가니...
찌지직, 찌지직.... 빼배백 빼배백.... 이번에는 숨이 끊어지는 소리가
아예 귓전을 때렸습니다.
아무리 봐도 아무것도 안 보여
시건 장치를 올리려는데,
거무튀튁한 무엇인가가 시건장치 아래서 꿈틀 거리면서 애원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아예 시건장치 밑에 찰싹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발로 툭 건드려도 도망도 안 가고, 계속 죽어라고 울어 대기만 했습니다.
나는 이제 주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시건장치를 서서히 끌어 당겨 세우면서 보니
이 녀석도 따라 올라 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녀석이 쥐 덫에서 탈출하여 도망친 놈인듯 했습니다.
꼭 물에 빠진 새앙쥐 새끼라는 말과 꼭 같은 꼴을 하고 있었습니다.
끈끈이가 잔뜩 묻어서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어쩔꺼나?.......
한 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냥 이대로 붙여 놓고 가벼려? 큭큭큭
아님 봉지에 담아 죽여 버려? 하하하
아니지....
처절하게 울어 대는 그 넘을 매몰차게 어찌하지 못하고,
측은지심... 동정심이 발동했습니다.
순간,
내가 어렸을 적에 쥐를 독에 가둬 잡은 다음 숯 불에 구워 먹던 사촌 오빠들이
생각났습니다.
지난날의 잘 못을 용서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을 감지 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신문지로 쥐를 시건 장치에서 떼어냈습니다.
그리고....
살짝 바닥에 놓았습니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구...큭큭큭
쏜살같이 비호같이 달달달달 달려서 도망가 버렸습니다.
참으로 오랬만에 본 쥐새끼였습니다.
야밤에 도둑 고양이가 많이 돌아 다녀서 인지 도통 쥐를 볼 수 없었는데,
어디서 도망 나오다 여기에 결려든 넘이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냥 살려 주었는데,
잘 살고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도둑 고양이 밥이 되었는지?
지금도 궁금 합니다.
내가 그 쥐새끼를 살려 준 것이 잘 한 일인지?, 잘 못한 일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찌지직 거리면서 살고 싶어 안달을 내던,
그 처절해 보이던
그 순간
그 놈을 살려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9.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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