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알종알, 재잘재잘....
밤새워 이십사시 영업하던 란다랑에 앉아서 80년대 중반을 커피 죽이며,
같이 했던 친구가 몇일전 중국에서 왔다가 갔다.
방학을 맞아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과 중국에서 공부하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만나
잠깐 볼 일을 보고 중국으로 간 것이다.
몇일전에 메신저 창에서 채팅을 할 때에 참 좋은 세상이라면서....
이렇게 오래도록 채팅을 하여도 공짜라니....둘이서 킥킥 대고 웃었다.
몇일 있다 한국에 나가는데, 만날 시간이 될려나? 염려하면서...
결국 나 때문에 만나지는 못했지만....
친구의 모습은 내창에 보였고, 나는 캠이 없어 보이질 않았을 것이고....
참 좋은 세상이다.
중국에 있는 친구의 모습을 한국에 앉아서 채팅을 하면서 보고 웃고 하다니....
나도 캠과 해드셑만 있다면, 통화도 할 수 있었을텐데...
별것 아닌것이 준비가 잘 안 된다.
이유인즉...통화품질이 떨어 진다고 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말에 따르다 보니 헤드셑이 준비가 안 되었고....
그럼 캠이라도 설치할까? 지금 망설이는 중이다.
목소리는 못 들어도 글로 치면 되니까, 모습이라도 보이면 훨씬 좋지 않을까?
한국에 왔을때 3일간 전화를 했는데도 통화를 못해서,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적은 메일이 왔다.
나도 무척 아쉬웠다.
도데체 왜? 전화벨을 못 들었으며,
이토록 바쁘게 살고 있단 말인가?
친구와 만날 시간도 못 낼 정도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기에?
................................................
의문사 투성이의 삶이 고달프게 느껴진다.
나는 도데체 뭘? 위해 살고 있으며,
뭘?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요즘 갑자기 영양가 없이 바쁘기만 한 생활에 회의가 느껴진다.
나른한 봄날의 영향일까?
연락해야 할 친구들도 있고, 같이 직장에 다녔던 후배도 연락을 해 달라고 했는데......,
도무지 내면이 채워지지 않는 요즘이다.
겉만 살고 있는 것 같은 삶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겉도 나이고,
생각하는 속도 나이니, 분명 겉과 속 모두가 중요하긴 한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친구의 메일 내용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 보게 만들었다.
보고싶은 사람들도 못 만나고,
급히 중국으로 돌아 간 것에 대한 회한을 적어 보낸 멜이 나를 깨우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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