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어가 곤궁해지면 마음이 슬퍼진다.
휴가! 휴가!
비가 억수로 한국의 곳곳을 할퀴고 무너뜨리고, 휩쓸고 할때에도
그 단어 휴가는 계속 혀끝을 맴 돌았다.
양력 7월 중순이 넘으면 함께 하는 단어 휴가!
열심히 일하고 덤으로 얻는 휴일이 휴가가 아닐까?
드디어 어제 그 휴가에 대한 단어가 구체적으로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우리도 일년 동안 열심히 일 했으니 여름휴가 당연히 가야지.....
휴가 날자 미리미리 알려 달라고 큰아이가 묻던데.....
.....일요일과 월요일 일박이일로 하면 어때요?
토요일은 바쁘니까.....
큰누님 만나러 가면 안될까?
그래도 괜찮아요.
나도 내 주변 가까운 사람들과 휴가를 같이 보내고 싶은데,
당연히 그도 그런 마음들겠지........
누구랑 같이 가도될까?
둘째,셋째 누님도 같이 가고 싶으면 같이 가도록해요.
순순이 대답하는 내 모습이 아무래도 이상한 눈치로 닥아오는가 보다.
용돈도 넉넉히 준비 좀 해얄텐데......
큰누님 얼굴만 보고 그냥 올 순 없잖아.........용돈도 좀 드리고 와야지...
그래야겠죠.......
둘째 누님네보고 조금 보태라고 할까?
내 눈치를 살짝 곁눈으로 본다.
아무말하지 마세요. 그쪽에서 먼저 말씀하시기 전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할 것이지 왜? 갑작스레 말이 많을까?
주머니가 가벼워 졌나?
가득 채워드릴테니 그냥 평소대로 하세요......
그제서야 내 마음이 조금 짐을 던 듯 가벼워진다.
늘 우리 끼리만 보냈던 휴가가 이번에는 시댁 식구들과 함께하는 휴가다.
약간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쉬러 가는 휴가가 아닌 친지 방문의 휴가가 되어 버렸다.
잠시 일터를 떠난다는데 의미를 부여하자!
큰 시누님 연세 지금 72세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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