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2.03
눈물샘 수술
눈물을 너무 흘리지 않아서 오랬동안 모아 놓았던 슬픔이 고여 있다.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 터진게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지독 할수가 없었어.
그렇게 눈물을 흘리지 않고 어떻게 그런 슬픔들을 치뤘나 몰라.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가셨을 때부터 그 청춘의 시절부터 독하디 독한 비상보다 더 독한 감정을 가졌던 것 같다.
어찌 그리 눈물 흘릴 일 앞에서도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을까?
맘은 늘 폭포수 같은 설움이 복바쳐 올랐지만 단 한방울도 몸에서 밖으로
빠져 나가는 수분은 없었어.
슬픔이 가슴을 헤짚고 고랑을 만들고 있었지만
그건 감정 뿐이었어.
그 뒤로 우리 팔 남맬 끔찍히 위해줬던 큰 어머님이 돌아 가신 뒤에도
목 울대는 엉엉 소리를 냈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았어.
눈가가 헤지도록 눈물을 흘리던 형제들 곁에서
조금은 미안한 맘까지 들었을 정도 였지. 오래도록 눈물을 흘려 보내지 않아 눈물길이 막혀 버린게다.
꽉막힌 눈물샘 길. 길이 막혀 눈물이 흐를 곳이 없어 밖으로 시냇물 처럼 철철 넘쳐 흐르는 눈물.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데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사람까지 추리해 보일 정도였다.
얼굴 표면에 물길이 생겨 추리해 보이는 얼굴에 화장기까지 얼룩을 만들어 사람까지 추접해 보일까봐 단행한 수술.
한 달이 넘어섰는데, 갑자기 눈 안쪽 코뼈 부군이 부어 오르고 통증이 일었다.
머리골까지 지끈 거리고, 망치로 두들겨 패는 듯한 통증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병원에 가서 진통제와 항생제 처방을 받으니 약효가 머무는 동안은 괜찮다가 다시 톷증 시작.
누낭염이 생긴거다. 눈물이 고이는 눈물 주머니에 염증이 생긴게다.
눈물 주머니의 눈물이 눈물길을 따라 흘러야 하는데, 이 눈물이 눈물샘을 따라 제때 흘러 내리지 않으니
고여 있던 눈물이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누낭염으로 벌써 이십 여일을 고통 중이다.
다행이 항생제 처방으로 조금씩 통즈은 가라앉고 있다.
흐르는 것이 눈물 뿐이겠는가?
무슨 고통이든 맘속에 가두고 있으면 아픔이 쌓인다.
오래도록 아픔을 쌓아 두면 속병이 생긴다. 한국 어머니들의 고질병인 홧병이 그러하다.
뭐든 모아 놓고 쌓아 놓으면 썩고 고름이 생기고 염증이 생긴다.
속병을 만들지 않기위해 적당한 수다와 속에 담아 놓은 고통을 적당한 선에서 덜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