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가슴 앓이의 땅.....고향

오늘어제내일 2006. 8. 31. 01:06

1964.8.24.........서울로 나는 유학을 왔다. 그리고........

2006.8.25.........나를 세상에 있게해준 부모님의 유골까지

                       고향을 떠났다.

 

42년전 고향을 떠나 오면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

부모님 사후에는 고향을 지키고 있던 동생 생각을 하면서.

언제나 가고 싶었던 그리운 고향.

 

그냥 그 산천이 그리웠고, 프라타나스가 운동장 한가운데 덩그렇게 서있는

초등학교의 교정이 그리웠고,

 

온갖 곡식 가꿔왔던 논과 밭도 그리웠고,

아침이면 눈비비고 일어나  바라보던 앞 산이 그리웠고,

해산물이 풍성했던  바다의 갯펄이 그리웠고,

바닷가 바윗돌에 부딪히던 파도가 그리웠고,

산비탈에 돋아나던 고사리, 도라지, 더덕, 산나리가 그리웠고,

가을 아침 이슬 머금은 노란 들국화가 그리웠다.

 

언제고 내가 맘편히 갈 수 있었던 그곳이

있어서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은 언제나 풍요롭고,

애틋하고, 정감이 가는 마음의 안식처로 자리잡고 있었다.

 

내 기억속을 차지했던, 부모님의 뼈가 묻혔던 그곳이 이제

고향이라  하기에는 왠지 낯선 곳으로 잊혀 질 것만 같은

안타까움이 조바심을 일으킨다.

 

울타리도 없고, 대문도 없었던 그곳에서

인심을 나눠주며

내 유년의 꿈을 키웠던 고향.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날 근거가 없어진 고향이 되었다.

어느날 문득 가도 반겨줄이가 있었던 고향

지금 아무도 반겨줄 사람이 없어 빈 마음이 되어버린 고향.

 

누가 있어 반겨줄까?

누가 있어 기억해 줄까?

누가 있어 갈일이 생길까?

 

조상 대대로 이어오던 아름다운 들녘, 

잡목 우거진 앞산, 뒷산.... 

기억속에서나 그리다가 끝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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