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마야!
너를 볼때마다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이웃에 거주 하시던 모니카 언니가 공덕동으로 이사갈 때 들여다 보지도 못했는데,
미국에서 예까지 달려온 너 때문에
들여다 보게 되었구나.
참으로 부끄럽다.
물론.....너와 모니카 언니와의 인연은 같은 직장에서 각별한 것이었겠지만,
혈육도 아니면서, 그 긴 세월 친 자매보다도 더 의리를 지키고 있는
너의 그 진심어린 행동에
나는 오늘도 경의를 표한다.
가끔씩 너를 생각 할 때면,
참으로 존경 받아 마땅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너를 위해서는 얼굴에 바르는 분하나도 준비를 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에 나올적마다 우리들을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해 오는 너를 보면서
많이 뉘우친다.
사실 나는 모니카 언니에 대하여 그다지 동정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단다.
가족에 대하여 자기 희생이 모자란 분이 아니셨나하고
내 인간적인 짧은 소견으로 판단부터 해 버렸단다.
네가 주변을 둘러보고 보살피는 그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내가 세상에 살아 있을적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어둡고 냄새 나는 방에서,
나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도,
춥다고 보일러를 잔뜩 올려 놓고 계시던 모니카 언니를 보면서,
무엇을 해 드려야 할지 막연했고,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지 감이 오질 안았었다.
그저 왜? 이렇게 냄새 나는 방에서 창문을 꼭꼭 닫고 있을까만 생각했다.
그런데, 너는 그렇게 바삐 돌아가는 시간속에서도
언니를 위해 네가 손수 만든 음식을 가져오고, 용돈까지 챙겨 왔드구나.
공동 생활하시는데 무슨 돈이 필요 하겠는가?라고 생각 했는데,
네가 건네주는 봉투를 망설임 없이 얼른 받아 들던 언니를 보고서야
필요한 것은 누구나 거의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어제 만나본 모니카 언니의 생활 환경은 참으로 좋아 보였다.
많은 창문으로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같이 이야기 할 동료들도 있었고,
씩씩하고,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우리들보다 젊은 원장님이 보살피고 있는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가 못하는 것을 누군가가 척척 해내는 것을 보면서,
나를 책망도 해 보았다.
항상 한걸음 뒤에 서서 바라만 보는 나........
언제나 너는 내 앞에서 누군가를 돕고 있고......
그 뒤를 제대로 따라가지도 못하는 내 모습이 참으로 초라하게 느껴진다.
이제 모니카 언니 그만 걱정해도 될 것 같던데............
젬마야, 너를 위해서 시간과 금전을 소비해도 누가 무라고 할 사람 없을 거야.
이제 조금씩 쉬어 가면서 살아도 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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